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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light over Mt. Edgecumbe
by fandg


레이크 디스트릭트, 아 그냥 그랬죠. london



어떤 책에서는 '호수지역'이라고 번역되곤 하는 레이크 디스트릭트를 간 것은 지난 8월말이었다. 나는 런던에 도착한 이튿날 빅토리아역에 가서 기차표를 끊고 두 밤을 자고 버스에 올랐다. 아, 기차표는 올 때 차표를 끊은 것이다. 

전통적인 시간 관념에 균열을 가져다준 최초의 도구는 카메라였다. 이 사진은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앰블사이드에 도착해 이튿날 그라스미어까지 걸어가는 길에 찍은 것이다. 사실 술 먹고 집에 들어와 엎드려서 컴퓨터를 만지작만지작거리는데, 이 사진이 눈에 띄었다. 

그때 난 괜히 카메라를 흑백 모드로 바꾸고 사진을 찍었다.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이다. 그런데 그냥 그렇게 했다. 그랬던 이유 하나만으로, 이 사진은 순간 일었던 나의 괜한 변덕을 채집해주었다. 채집된 시간의 즈음에는 안개가 돌아다녔고, 햇살이 도적처럼 찾아왔다가 사라졌다. 사람들이 "영국 어땠어요?"라고 물어보면, 나의 머리에는 손을 벌벌 떨며 지불한 기찻값과 맛없는 샌드위치와 심심하면 끊기는 인터넷의 영상이 손을 흔들며 지나가지만, 나의 입은 방긋 웃으며 "아...그냥 그저 그랬죠."라고 흘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 그냥 그저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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